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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밤샘독서행사 참여 후기
write by 박은지  2016/10/01

  하나 둘 눈꺼풀에 졸음이 그렁그렁하다. 그러나 그 가늘게 뜬 눈동자 사이사이로 서늘한 빛이 감돌았다 사라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책을 읽고 있는 우리들의 눈빛엔 어딘가 서늘한 젊음이 묻어있다. 게임을 하면서도 새기 힘든 하룻밤을 독서로 지새우는 청춘의 밤. 밤샘독서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처음 밤샘독서 행사를 전해들은 한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밤새서 책을 읽는다고? 그렇게 쓸데없는 짓을 누가해?" 이렇게 쓸데 없는 짓을 하려고 백이십명이 모였다.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서로 서로 눈이 마주칠 때, 각자의 손에 들린 책을 보고 웃음짓는 이 시간이 참 좋다. 도서관에서 시험공부가 아닌 일로 밤을 샌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오늘 이곳에 왔던 우리들은 알고 있다. 4학년이 되도록 참가해본 적 없는 행사이지만 졸업 전에 이렇게 좋은 경험을 남기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순식간에 희비가 엇갈리는 OX퀴즈도 그뒤에 이어진 짧은 간식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간 짧은 밤이었지만 이 하룻밤새 나는 3권의 책을 읽으며 책의 주인공과 함께 살인사건을 조사하기도 하고, 치매에 고생하는 노인이 되어보기도 하고, 시인의 발걸음에 나부끼는 풀꽃이 되기도 했다. 마지막 책으로 시집을 읽은 탓인지 더욱 더 감성적인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약간의 두근거림과 함께 책을 읽으며 감성에 젖는 것이 나쁘지는 않았다. 항상 과제를 위해서 비슷한 책들을 형식적으로 훑어보며 고르던 때와는 다르게 한권 한권 찬찬히 살펴보며 온전히 나를 위한 책을 읽는 하룻밤을 가지는 건 누구의 버킷리스트에 들어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좋은 경험을 많은 사서님들과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은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 가을밤 우리의 좋은 추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고 고생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책 재미있게 읽고 잘 놀다 갑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곧 다가올 아침에 도서관을 나서면서 양손에 책이 쥐여져 있지 않더라도, 마음 속 책장에 오늘 읽은 3권을 나란히 꽂은 채 두둑한 마음으로 걸어 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