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참가해보고 너무 좋아서 1년을 목빠지게 기다려 참가한 제 5회 밤샘독서!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보자마자 언제 신청이 가능하냐고 전화에 여쭈어 봤을 정도로 꼭 참가하고 싶었다.
비록 금요일이 공강이지만, 아무런 망설임이 없이 신청을 했고 결국 오늘 마을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 와 여기 참가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간식을 먹으며- 그것도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먹으며 좋아하는 책을 다같이 밤 새서 본다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지는 참여 해 본 사람들만 안다.
다같이 책을 읽고 있다는 유대감과 밤이 라는 시간이 합쳐지면 무한한 시너지가 되어서 책장 넘기는 속도를 빠르게 넘기게 만든다.
이번이 그래도 두 번째라고, 예전에는 새벽 네시에 엄청 졸렸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말똥말똥 눈을 뜨고 책을 읽고 있다.
간식도 좋고, OX퀴즈도 좋지만, 이 프로그램의 최고의 장점은 읽을 책들을 정해준다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종류는 엄청 다양하지만)
일변 의아하게 들릴 수 도 있을 것이다. 책을 정해 주고 읽는 게 좋다니.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이는 요즘 쉽거나 재미있는 책들만 골라 읽었던 나에게는 정말 큰 자극이었다.
4학년이 되어서 여러가지 걱정거리들로 인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흥미 위주의 쉽게 넘어가는 책들만 읽어왔다.
그런데 오랜만에 베스트 셀러나, 독서 모임에서 읽었던 책들, 추천 도서들이 쌓여 있는데서 책을 고르게 되니 평소에 의식적으로 피해왔던
무거운 주제들의 책들을 자연스럽게 고르게 되었다. 이런 도서 선정에는 길고 긴 독서 시간이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시간은 많고 읽어야 하는 책들은 정해져 있으니 한 권을 진득히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었을까.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채식주의자]와 [눈 먼 자들의 도시]는 나에게 지적 유희를 충족시키는 시간을 오랜만에 가져다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치관에 충격을 받고, 마음에 드는 문장은 다시 몇 번이고 읽으며, 책을 덮고 난 뒤 그 여운을 감상하는 그 모든 행위가 만족스러웠다.
아마 밤샘 독서가 아니었으면 이런 지적 충족은 느끼기 힘들지 않았을까.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장에서 마음대로 꺼내 읽는 형식이 아니여서 정말 행복하다.
밤샘 독서 후기를 쓰는 시간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막학기 인지라 내년엔 졸업을 할 꺼고 그럼 다시 이 도서관에 올 기회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에 도서관에서 참 오래갈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고맙다.
끝으로, 마지막 경품 추첨에서 선물을 뿌려대지만 당첨 운이 지지리도 없는 나는 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
새벽 6시에 빈손으로 돌아가겠지....
서펑이나 우수 후기라도 당첨이 되면 좋겠다. USB같은 것 말고 오래가는 책이나 한 권 받고 싶다.
이제 새벽 4시 반. 남은 한시간 반도 힘내서 책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