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별다른 목적 없이 그냥 같이 온 친구가 빨리 신청하라고 해서 신청했다. 하지만 나도 나를 잘 알기 때문에 당일 불참할 것을 미리 예감했다.
(게다가 문자가 조금 늦게 와서 난 내가 선착순에서 밀린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자마자 노트북이 들어있는 가방을 미리 대출자료실에 두고 친구랑 밥을 먹으러 갔다. 아니나 다를까, 밥을 먹고 바로 노곤함에
집에 가고 싶어졌지만 노트북이 든 가방 때문에 도서관에 오게 되었다. 피곤하면 가방 챙겨서 정문 밖을 나갈 수 있었지만, 사실 내려갈 힘도 없었을뿐더러
이미 굉장히 많은 학우들이 도서관에 자리하고 있어서 거기에 원동력을 얻어 결국 남아 지금 이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게 된 듯하다.
도서관에서 국가근로를 하면서 도서 작업을 하면서 이런 책들도 있었고 또한 학교로 들어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일할 때마다 느끼고 있다. 매번 이건 봐야지
하면서도 잊게 되는 일도 많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힘도 나고 더욱 좋은 행사라고 느끼게 되었다.
또한 우리학교 도서관 정말 좋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등록금.. 정말 좋은데 쓰이는구나.. (전장이라 다행이다.. 이때까지 안온거 안아깝게..?)
오늘 내가 읽었던 책은 키린 지에벨의 <그림자> , 더글라스 케네디의 <더 잡> 두 권이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것은 아니다. 그림자는 내가 얼마전 반납을 했지만 제대로 읽지 못하고 반납했기에 오늘 밤을 통해 완독했고
더 잡 또한 일부를 읽다가 오늘 완독을 하였다. 원래 끈기있게 책을 읽는 성격은 아니고 며칠동안 나눠서 읽는 타입인데,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니 반 강제적으로 나도 모르게 앉아서 읽고 있었던 듯하다. 다 하니까 나도 하고 있다.
(1984를 읽어서 전체주의를 눈 앞에서 느낀 것을 서평으로 썼어야 하나..내가 뭔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지금 졸면서 글을 쓰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
아무튼 두 책을 읽고 각각 내 생각으로 서평을 남겼다.
더글라스 케네디 <더 잡>
카린 지에벨 <그림자>
좋은 세상이라는 출판사에서 최근에 다양한 외화 소설들을 번역해 내놓고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들을 많이 계속 출간해서 보고 있었는데, 또 다른 작가들도 있어서 관심있게 보다가 단순히 그림자의 저자 카린 지에벨이 프랑스인이라는 점에 (내가 프랑스어 전공자라) 선택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계속 반복되는 여자, 남자 등장인물들의 불화, 사랑 등에 흔히들 아는 유명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처럼 반전을 거쳐 결국에는 남자와 여자주인공이 결합 또는 재결합을 맺는 순서라고 생각했다. 결과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쓰는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해피엔딩도 아니었고 많은 소설들의 커플매칭으로 끝난 것도 없었다. 물론 이게 좀 특이한 점이 될 수 있겠다. 오히려 그런 해피엔딩보다 더 나은 반전이 나온다. 물론 반전에 대해서는 왠만한 독자라면 책 중반부터 눈치를 챌 것이다. 그런데 너무 큰 힌트를 작가가 일찍 줘버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든다. 눈치를 채고 맞겠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책을 읽는 재미가 떨어진 건 사실이다. 또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스릴러 소설 치고는 따분했다. 빠른 전개에 익숙해진 나에게 프랑스 영화처럼 질질 끄는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극히 예술영화만) 느낌을 주었다. 개개인에 따라서는 그렇게 느끼지 않겠지만 같은 추리 내용의 반복,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빠른 전개에 익숙하다면 나처럼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 대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작가의 인물에 대한 성격 서술인듯 하다. 주인공이 현재의 성격을 가진데에 대한 배경을 자세히 서술하였고 그걸 통해 독자로 하여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과거의 상처가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물론 그 상처의 치유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무튼, 빠른 전개에 익숙해서 지루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인물의 심경 변화나 주변 인물들의 주인공에 대한 관심 등으로 소설이 진행이 되며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이 두 내용은 내가 쓴 서평에서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내용이다. 글 분량이 너무 많아져서 보기가 좀 싫지만 일단 써놓겠다.
지금 시간이 5시가 다 되어가는데 다들 얼굴에 피곤이 좀 묻어있다. 나와 친구는 이미 반송장이 되어서 기어다니는지 걸어다니는지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밤샘 독서 행사에 참가했던 것은 정말로 신의 한수였다. OX 퀴즈는 물론 내가 전공 수업시간에 배운 볼쇼이를 틀렸다는 점에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고 있지만 피곤할 시점에 정신을 다시 맑게 해주었다. 그리고 바로 먹은 라면은 솔직히 말하면 이 행사의 백미인듯 하다. 반박불가다.
(물론 엄청난 양의 과자들도 포함시킨다. 나와 친구의 자리는 사실 쓰레기 더미이다.. 제일 많이 먹은듯 하다. 다 치우고 가겠습니다...)
시험기간이 아닌 시기에 이렇게 많은 학우들과 밤을 새며 책을 읽을 수 있는 행사는 전국 어딜가나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책에 집중할 수 있고 열심히 읽은 적은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독서에 흥미를 느끼고 좀 더 책에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 듯하다.
도서관에서 이렇게 행사를 만들어 준 것에 정말로 고마움을 느끼고 다음에도 반드시 참석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또한 더 책에 관심을 가지고
읽고 싶은거 바로바로 찾으러 오고 읽고 또 다른 책을 찾아보는 자세가 생길 듯 하다.
그리고 귀찮게 되면 정말 죄송하지만 좀 더 횟수를 늘려서 다양한 학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학교 공식행사가 되었으면 한다. 정말 두서 없는 글이 되었다.
난 진짜 눈을 감고 글을 쓰고 있다. 이만 글은 줄이겠다. 아무튼 간식, 라면 사랑해
내가 쓰고 나니 사실 전혀 우수 후기 같다는 느낌이 없다. 글재주 없는건 알아준다. 글쓰기 교양.......
이번 기회에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것으로 행사 후기 등단이나 해볼까, 명색이 문학전공자인데 영 못쓴다.
그래 도서관 자주 와서 책 읽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습관도 이제 길러보겠다. 굿-잡!
..
밤샘독서 행사 참석하신 모든 학우분들 중간고사까지도 열정 그대로 화이팅!!
행사 개최 관련하시고 늦게까지 함께하신 (평소에 학생들을 위해 일하시는) 도서관 모든 분들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