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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페스티벌 중간 이벤트 참여 - 이승현
write by 이승현  2022/05/16

제가 인상깊게 읽은 책 중 하나는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입니다. 루이스 캐럴 작가의 대표 아동 소설이며 책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이 작품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정도로 유명합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바로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 때문이었습니다. 

2010년,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시크릿 가든'은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저 또한 이 드라마에 매료되어서 가족들끼리 매주 본방사수하곤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으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시크릿 가든'의 광팬이었던 저는 드라마에 나온 그 출판사의 번역본을 사서 읽어 보았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동 소설이지만 언어 유희도 굉장히 많고 해석의 지평이 정말로 넓으며, 작가가 수학자인만큼 작품 곳곳에 수학적인 퍼즐이 숨어 있습니다. 10살의 저에게는 그저 앨리스의 신비한 모험 이야기였고 드라마에 왜 쓰였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한번 읽은 것에 만족하고 제 책장 구석에 꽂아 놓았습니다.

점점 커가면서 간간이 시간날 때 제 책장에 꽂혀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꺼내서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신기한 점은 읽을 때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보이는 것도 많아지고 계속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드라마 속 현빈이 읽은 구절은 지금의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손꼽는 페이지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앨리스와 체셔 고양이의 대화

 

"여기서 어떻게 나갈지 말씀해 주실 수 있겠어요?"

"네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냐에 달렸지"

"어디든 나한테는 상관없어요."

"그럼 어떤 길로 가든 괜찮겠네."

"어떤 장소로 나를 데려다 줘야 해요"

"한참 걸어가기만 하면 어디든 도착할거야"

 

지금의 저에게 이 대화에서 앨리스는 마치 대한민국의 대학생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에 와서도 본인의 꿈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막연히 좋은 곳에 취업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친구들을 제 주변에서도 많이 보았습니다. 대한민국에 있는 수많은 '앨리스'들이 어디있을지 모를 체셔고양이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시 읽어본 책에서, 어렸을 때 그냥 지나친 부분을 지금은 마음 속에 품게되니 이것이 바로 독서의 묘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고민에 빠져있는 '앨리스'들이 가고 싶은 곳을 찾고 그 길을 따라 힘차게 걸어나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