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에 따끔한 일침을 주는 책

  1.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큰 혜택이 돌아가는가?
  2.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가?
  3. 방치되고 있는 분야는 없는가?
  4.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5.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고 성공했을 때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책은 절반으로 나뉜다. 앞장은 위에 제시된 '효율적 이타주의의 5가지 사고법', 절반은 '효율적 이타주의의 실천적 해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왜 우리가 효율적으로 이타적이어야 하는지 설명한 뒤 실천할 수 있는(저자가 생각하기에) 방법을 알려준다.

 

 앞장의 '기부'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하는 저자의 논리는 꽤나 설득력이 있다. 중간중간 독자 눈높이에 맞춘 예시들이 복잡한 수치들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가장 인상깊었던 예시를 말하자면, 이 책에서 처음 알게된 ‘QALY’와 ‘WALY’, 즉 질보정수명과 행복보정수명이다. 저자는 QALY를 이용하여 사업의 효과를 수치로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효율적 이타주의가 주의해야 할 5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QALY를 비교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3부의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가?’에서 모기장에 기부하는 것이 카포시 육종 치료사업에 기부하는 것보다 더 큰 500배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WALY 또한 마찬가지이다. 2부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혜택이 돌아가는가?’에서 책을 5만달러 기부하는 것이 시각장애인 안내견 한 마리에 5만 달러를 사용하는 것보다 큰 편익을 제공한다고 제시되어 있다.

 

 착한 일은 칭찬받아야 마땅한가. 이 책은 선의의 행동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충격적으로 머리에 남아있는 ‘플레이펌프스인터네셔널’ 이야기는 현재 코로나19사태나 홍수로 인해 기부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기부’는 중고등학교 시절, 채우면 채울수록 좋은 봉사시간 같은 것이 아니다. 물론, 커피 몇 잔과 바꾼 행동은 어떤 면에서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이 책에선 그렇지 않다. 우리가 어떤 기업에 돈을 투자할 때와 마찬가지로 묻고 따져봐야 한다. 내가 기부한 돈이 정확히 어디에 사용되는지 (이때 기부단체가 얼마큼 사용할지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어떤 효과를 내는지, 그 효과는 나에게 다시 어떻게 돌아오는지 모두 살펴봐야 한다. 아마 이 책을 읽기 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기부했다는 이유로 조금의 뿌듯함과 자긍심을 가져간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알아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지 조사했느냐고 물어본다.

 

 우리는 불균형이 최고조로 달하는 시기에 살아가고 있다. 200년 사이에 미국은 30배나 소득이늘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 살고 있는 이들은 상위 10%안에 속할 것이며, 이는 나머지 90%에게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사실을 체감하지 못한다. 여전히 약 2달러로 하루를 보내는 후진국의 이야기는 아직 나와 관련없는 이야기라고 넘긴다. 우리가 이 불균형을 맞춰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기대가치’를 고려한다면, 세계 불균형의 심각성을 간과하였을 때 초래되는 결과는 절대로 나와 관련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읽은 모두가 지금부터라도 이를 해소하기위해 노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