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이타주의자”라는 책은 제목과는 다르게 모순적인 내용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공감능력이 풍부하다고 생각하는 ‘이타주의자’와 ‘냉정’은 조화롭지 못하고 모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서는 이 두 단어가 어떻게 조화로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타적인 생각을 가지고 이타적인 행위를 할 때(책에서는 특히 기부에 초점을 두고 서술한다) 단순히 공감과 감정적인 판단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의 정당성과 효용성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이성적인 이타주의의 사고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만약 본인이 기부를 한다고 가정한다면 본인의 기부금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금액을 기부하더라도 단체의 집행에 따라서 영향력의 범위에서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그렇게 선택한 방향이 정말 효율적인 집행 방향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본인의 기부금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면 물론 좋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효율적이고 좋은 기부는 아니라는 말이다. 교사가 없는 환경에 책을 지원해 주는 것보다, 동일한 규모의 집단에게 기생충 약을 보급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절대적인 비용 자체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예시를 들었다. 게다가, 기부금이 편중되는 현상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도하게 하나의 분야에만 특정되어 기부금이 몰리면 실질적으로 중요한 다른 분야에 기부금이 부족해질 수 있고, 그러한 기부금의 균형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사고방식들을 통해서 저자는 기부를 할 때, 본인이 기부를 결심하게 된 동기도 중요하지만 그 기부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효율성을 따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사고방식에 이어서 실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첫쨰는 단순히 ‘기부금’을 어느 단체에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냉정한 사고’를 할 때, 즉 ‘효율적 기부’를 할 때 어떠한 실질적인 기준점과 통계 및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는지 따져보라고 한다. 그러한 데이터와 판단기준을 통해서 단체가 전개하는 자선사업의 실질적인 효용성과 재정건전성을 따지라고 말한다. 둘째는 포괄적으로 ‘이타적인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현물을 기부한다’를 넘어서 이타주의적인 삶을 살기 위해 소비자로서 가져야 하는 태도와 직업적인 부분을 이야기한다. 일상에서 재화를 소비하는데 있어서 ‘윤리적 소비’에 대해 생각해보고, 실질적으로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를 적극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정무역 상품에 대한 예시를 들면서 공정무역 상품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효과를 가지고, 그것을 소비하는게 맞는지에 대한 내용이 언급된다. 그에 더해서 본인이 직업을 선택할 때, 적성 뿐만 아니라 본인의 직업이 가지는 사회적인 영향력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직업이 ‘이타적 삷’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