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다가오고 있는 미래, 유엔미래보고서 2045

1980년대에 떠올린 2000년대의 모습은 과학의 정점 그 자체였다. 어디서나, 언제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세상. 선 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컴퓨터. 언제나 휴대가 가능한 전화기.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기계. 이 당시에는 이러한 모든 것들을 허무맹랑한 공상으로 여겼었다. 말도 안 된다며 그저 꿈꿔오기만 했던 기계와 정보들의 세상들. 그러나 현재인 2020년, 이러한 말도 안되는 기계들은 평범한 일상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는 종종 미래의 가능성을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무시해버리곤 한다. 마치 1980년대의 사람들이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비웃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미래는 멀지 않고, 가능성은 이미 현실로 실현되고 있다. 비록 아직은 너무나도 멀게 느껴지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들을 잘 녹여낸 작품이다. 너무나도 이질적이고 멀게만 느껴지지만 이미 다가오고 있는 이야기들. 질병을 정복하고 죽음을 초월한 인간이나 기후를 조종하는 인류. 기억을 전송하고 받아들이며 지식을 말 그대로 '머리 속에 집어 넣는' 그러한 상상하지도 못할 것들. 그 모든 가능성들이 열려있는 미래의 2045년을 담은 이야기이다.

물론, 이 책은 2045년을 마냥 행복한 유토피아로 그려내진 않았다. 현재에 비해 더 발달하고 풍족한 사회이겠지만, 그럼에도 빈부의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며 이념과 사상의 대립도 심각해 질 것이라는 의견 또한 여기에 담겨 있다. 인간 뿐만이 아니라 기후와 전염병 문제와 같은 인류를 위협하는 재난들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인류가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 심각한 위기가 닥쳐오는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일 터, 인류는 과연 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2045년을 바라보는 2020년에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일까. 앞으로 발전하게 될 수많은 분야의 기술들. 그리고 갈등들. 이런 것들을 모두 풀어갈 수 있게끔 미리 미래를 알아볼 수 있는 책. 이 책이 바로 그러한 내용을 담은 것이라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 책은 냉동보존이나 인공장기, 노화방지 등으로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 나아가 무한히 살 수 있는 그러한 내용이나 기후에 관련한 것, 미래의 직업과 교육, 종교나 인종 등 서로간의 갈등에 관련한 내용까지 우리가 생각해볼만한 주제들을 가득 담고 있다. 그 중에서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단적인 예로 판데믹과 전염병은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로 나타나고 있고, 마이크로 칼리지나 온라인 수업 등도 코로나 여파로 인한 온라인 강의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고, 지구온난화와 기온상승은 현재에도 중요한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인권의 개념이나 로봇의 정의, 존엄사와 같은 인간의 존엄성 문제에 관련해서도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에도 다가오고 있는 이 가능성들은 2045년에는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현재에서 바라보는 2045년의 모습은 꽤나 색다르고 어쩌면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는 미래는 분명 꽤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미래를 한번쯤 느껴보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유엔미래보고서 2045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한번쯤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