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사를 알려주며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나 같은 철학 입문자들이 읽기에 가볍지만은 않다. 적당히 무게감 있으면서도, 쉽고 정제된 언어로 철학자들의 논리 흐름을 보여준다. 그래서 마냥 어렵지 않은 책이다. 그 중에서 가장 어렵고도 인상깊은 것은 기존의 철학을 '넘어섬'과, 진보에 대한 이야기였다.
들뢰즈는 '세상의 차이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보았다.
이것은 진보랑은 다르다. 진보가 이루어지려면 진리가 있어야 한다. 뚜렷한 목표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차이의 반복은 변화일 뿐이다. 진리를 찾는 대회가 아니다. 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과 함께하는 것이다. 목표 지점으로 나아가는 레이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여행을 하는 것.
어떠한 변화가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더 낫게 만들지는 우리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일 것이다. 세상을 통찰하면서, 그렇게 철학을 배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