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나서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슈뢰딩거의 고양이만큼은 머리에 남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 고양이의 목숨이 달려있는 실험(비록 사고실험일지라도) 때문일지도 모르고, 고양이가 제목에 있어서 소설책이라고 알았다는 조원들의 생각이 귀여워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세부적인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고 제목밖에 기억에 남지 않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과학자의 이론, 그에 관련된 에피소드 – 이론에 대해서 설명 – 그러한 이론에서 찾은 철학적 의미’와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러한 단조로운 패턴을 가지는 책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있어서 지루함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인해서 불호였다. 그리고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 또한 “전공자라면 이 책을 덮고 전공서적을 펼쳐볼” “비전공자라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설령 관심을 가졌다 하더라도 이해하기가 힘든” 내용이라서 썩 좋다고 볼 수 없었다. 종합하면 그냥 저자가 과학책과, 과학사책을 펼쳐놓고 각각 읽은 다음 느낀점을 정리한 것 같은 책이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쓴 저자가 술을 마시고 인스타그램에 글을 작성했다. “술 한 잔 마셨습니다. 내용을 이해 못해도 좋습니다. 이 책이 별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그렇다면 저자는 적어도 나에게 만큼은 의도를 달성한 것이다. 내용은 이해하지 못했고, 책이 별로였고, 고양이 하나만 기억에 남았다.